치매 아내를 돌보는 남편의 하루
“사랑이 기억을 잃어도, 나는 잊지 않습니다.”
아침 6시. 알람보다 먼저 눈이 뜨입니다.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침대 옆,
조용히 숨소리를 내며 누운 아내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이젠 나를 남편이라 부르지 않고,
**“아저씨”**라고 말하는 아내.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던 25살 그 청년의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말이 줄어든 사랑
아내는 말이 별로 없습니다.
예전엔 아침마다 "밥은?" 하고 묻곤 했는데,
지금은 나를 보고도 한참을 머뭇거리다 고개를 돌립니다.
아마 기억 속에서 나는 어렴풋한 이웃이거나,
때로는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일 겁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그녀는 기억하지 못해도, 나는 기억하니까요.
우리가 함께 보낸 봄, 웃으며 걷던 골목,
작은 커피 한 잔에도 행복해하던 그 사람.
그녀는 잊었을지 몰라도,
나는 잊지 않았습니다.
하루라는 긴 여정
식사 준비를 하고, 약을 챙기고, 이름을 부르며 말을 건넵니다.
"순자야, 이거 먹자."
그녀는 대답 대신 숟가락을 몇 번 허공에 댑니다.
내가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어주면
잠시 멈칫하다가, 조용히 삼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가끔씩 그녀의 눈이 나를 바라봅니다.
순간, 눈물이 차오르지만 나는 미소를 지어요.
혹시나 그 눈빛 너머 예전의 그녀가
잠깐이라도 날 알아볼까 봐.
낯선 사랑의 방식
예전엔 함께 여행도 다니고, 맛집도 찾아가고,
소소한 다툼도 있었지만 그래도 다정했던 우리였습니다.
이젠 사랑의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기억을 바라는 대신, 지켜주는 사랑으로.
말 대신 손을 잡고, 대화 대신 옆에 앉아 있고,
무엇보다, 한결같이 곁에 머물러주는 것.
그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의 전부입니다.
오늘도, 당신과 함께
하루가 끝나면 아내는 다시 잠이 듭니다.
나는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오늘도 무사히 지나간 하루에 감사하며
조용히 기도합니다.
"내일도, 오늘처럼 당신 곁에 있을 수 있기를."
사랑은 기억이 아닙니다.
함께했던 시간, 손끝의 온기,
매일 반복되는 정성 속에서 사랑은 여전히 숨쉬고 있습니다.
당신이 나를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나는 오늘도,
당신을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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